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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대성불패' 14년 만에 해설위원으로 KBO리그 돌아온다

구대성(55)이 한화 이글스에서 유니폼을 벗은 뒤 14년 만에 해설위원으로 KBO리그에 돌아온다. 구대성은 2024년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새롭게 합류한다. 구대성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 맞아 실시한 '레전드 40인' 투표에서 전체 8위에 선정됐다. 투수 기준으로는 선동열(1위)-최동원(2위)-송진우(5위)에 이어 4번째다. 1993년 빙그레(현 한화) 1차지명으로 입단한 구대성은 전천후 투수였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총 569경기에서 67승 71패 21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1999년 한화 이글스의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다승왕 1회, 방어율왕 2회를 차지했다. 정규시즌(1996년)과 한국시리즈(1999년) 최우수선수(MVP)에도 한 차례씩 선정됐다. KBO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에서 활약하며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했다.특히 국제대회 활약이 눈부셨다.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완투승을 거뒀고, 4강 진출에 성공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독특한 투구 폼도 구대성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야구를 향한 도전 정신과 열정이 강한 구대성은 호주로 건너가 감독 겸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해 1월 중순에는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복귀전을 치러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MLB닷컴은 구대성의 등판 소식을 전하며 "영원히 던질지도 모를 선수"라고 소개했다. 야구에 대한 애정으로 해설위원을 맡게 된 그는 "중계석에서 야구팬들을 만나게 돼 설레고 기쁘다"며 "선수였을 때도, 해설을 하게 된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느 위치에 있든지 최선을 다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멋진 해설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한편 구대성과 함께 '최강야구'를 통해 입담을 선보인 이택근도 중계진에 합류했다. SBS 스포츠는 "두 해설위원의 영입으로 신선하고 다양한 색깔을 갖추게 됐다"며 "날카로운 사이다 입담을 자랑하는 베테랑 이순철 해설위원에, 뉴페이스 구대성과 이택근 해설위원의 합류로 3인 3색의 개성 있는 해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4.01.25 10:11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킬러였던 최지만...마이너 계약 전망, 반전 보여줄까

꾸준히 빅리그를 지켰던 최지만(32)이 마이너리그에서 2024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자유계약선수(FA) 최지만은 현재 소속이 없다. 2023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각각 23경기와 16경기를 뛴 그는 일정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의 이적 소식과 전망을 전하는 트레이드루머스는 지난 9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소속 워싱턴 내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 5명을 꼽으며 최지만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최지만은 2023시즌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생산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함께 거론된 다른 4명은 마이크 포드와 오스틴 메도우스, 다니엘 보겔백, 제러드 월시였다. 메도우즈는 최지만과 함께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다. 보겔백과 월신도 일발장타가 있는 왕년의 주전이다. 트레이드루머스는 이들에 대해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FA 자격을 좋은 상황에서 맞이 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최지만은 2023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수상자인 개릿 콜(뉴욕 양키스)의 킬러로 존재감을 보여준 바 있다.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통산 24번 승부에서 10안타·6볼넷을 기록하며 타율 0.417를 남겼다. 안타 10개 중 홈런이 3개, 2루타가 3개였다. 2020시즌 AL 디비전시리즈 1차전 4회 타석에서도 콜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최지만은 그해 2020시즌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선수로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2018년 이적한 탬파베이에서 전성기를 보낸 최지만은 2023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됐고, 트레이드 마감일(8월 2일)에 다시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탬파베이를 떠난 뒤 급격히 하락세다. 주 포지션이 1루수다 보니 장타력과 콘택트 능력을 두루 겸비 해야 한다. 현재 최지만은 투수 유형에 따라 출전 기회를 얻는 플래툰 타자로 자리를 얻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최지만의 행보에 반전이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10 16:29
프로야구

일본 킬러·번트 득점·53세 불꽃투, MLB가 소환한 구대성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만 53세’의 나이에 불꽃투를 던진 구대성을 조명했다. 구대성은 지난달 19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네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에도 두 경기에 더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은 총 3경기에서 2와 3분의1이닝 비자책 2실점을 기록하며 53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위력투를 선보였다. 구대성의 불꽃투에 미국 메이저리그도 깜짝 놀랐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SNS 계정은 지난달 21일 구대성의 호주야구리그 삼진 영상을 게재하며 “놀랍다. 만 53세의 나이에도 구대성은 여전히 타자들을 잘 막아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한 달이 지난 뒤엔 인터뷰 기사까지 등장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7일 '영원히 던질지도 모를 선수'라는 제목으로 구대성의 관록투를 조명했다. 구대성은 MLB닷컴과 화상 인터뷰에서 “공이 너무 느려서 (호주 리그) 타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며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투구 연습을 해왔다"고 호주 무대 복귀 비화를 밝혔다. 구대성은 당시 등판으로 호주리그 최고령 투수 타이틀도 달았다. 이에 그는 "어디에 있든 가능한 오래 공을 던지는 게 목표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위해 팔을 쓰고 싶다"며 기회가 오면 언제든 다시 공을 던지겠다고 전했다. 한편, MLB닷컴은 2005년 구대성이 뉴욕 메츠에 있을 당시 랜디 존슨(60)을 상대로 2루타를 치고 과감한 홈스틸로 득점을 올린 장면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의 4강 신화에 힘을 보탠 것을 기사를 통해 조명했다. 구대성은 지난 2005년 뉴욕 메츠에서 뛸 당시, ‘전설’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친 뒤, 후속 타자의 번트 때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을 올린 바 있다. 이는 메츠 팬들에게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명장면으로, 매체는 ”미래의 명예의 전당 헌액자 랜디 존슨에게 안타를 치고 홈까지 쇄도한 장면은 충분히 회자될 만한 장면이다. 지금도 1년에 2~3번은 꾸준히 이 장면이 소개된다“라며 소개했다. 구대성이 2006년 1회 WBC에 참가한 장면도 함께 소개했다. 구대성은 한국 대표팀의 불펜으로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 팀의 역사적인 준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일본 킬러’의 명성도 이어갔다. MLB닷컴은 ”구대성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일본 프로야구(2001~2004), 2006년 WBC까지 일본 킬러의 명성을 이어갔다“라며 구대성의 활약을 조명했다. 구대성은 당시 WBC를 회상하며 ”WBC는 야구 매니아들에게 훌륭한 대회다. 야구에 대한 사랑과 사회에서의 역할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08 09:20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별'들이 총출동하는 WBC 미국 드림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1월 부산과 서울에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와 KBO리그 올스타가 친선 4경기를 소화한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MLB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국에 방문하는 건 1922년 이후 100년 만이다. 모처럼 빅경기가 성사된 건 MLB 사무국의 국제화 정책의 하나로 보면 될 것 같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공을 들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WBC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 대회다. 2021년 코로나19 탓에 연기됐던 5회 대회가 내년 3월 열린다. 미국은 역대급 선수들이 차례로 대회 참가 의사를 밝히고 있다. 29일까지 참가가 확정된 10명의 선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먼저 포수는 JT 리얼무토(32·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나선다. 리얼무토는 통산 올스타 3회, 실버슬러거 2회, 골드글러브를 1회 차지한 공·수 겸장 안방마님이다. 포수로는 보기 드물게 주루 능력까지 준수해 올 시즌 16번의 도루(27일 기준)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통산 타율이 0.275이고, 2018년과 2019년에는 2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냈다. 통산 도루 저지율도 35%로 준수하다. 1루수는 폴 골드슈미트(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출전한다. 골드슈미트는 올 시즌 타격 3관왕과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를 노리고 있다. 타율 0.338(1위) 105타점(1위) 33홈런(2위)을 기록 중이다. 골드슈미트는 MVP 수상 경력이 없지만, MVP 투표에서 2위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다. 통산 300홈런과 1000타점을 넘어선 베테랑이기도 하다. 또 다른 1루수 자원인 피트 알론소(28·뉴욕 메츠)도 WBC 무대를 밟는다. 알론소는 2019년 데뷔와 동시에 53홈런을 기록, 2017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세운 신인 최다 홈런 기록(종전 52개)을 경신했다. 알론소는 올 시즌에도 홈런을 31개나 때려냈다. 골드슈미트가 1루를 맡으면 그가 지명타자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2루수는 트레버 스토리(30·보스턴 레드삭스)가 맡을 전망이다. 스토리는 통산 올스타 2회, 실버슬러거도 2회 차지했다. 현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빅리그 7년간 173개의 홈런을 터트린 슬러거다. 스토리와 키스톤 콤비로 뛸 2루수 팀 앤더슨(29·시카고 화이트삭스)은 2019년 아메리칸리그(AL) 타격왕 출신으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한 시즌 20개의 도루를 거뜬하게 성공할 수 있는 빠른 발도 갖췄다. MLB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는 놀란 아레나도(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미국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류현진 킬러'로 불렸던 아레나도의 기량은 여전하다. 올 시즌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받을 게 유력하다. 아레나도는 특히 그해 골드글러브 수상자 중 가장 뛰어난 수비를 보여준 선수에게 수여되는 플래티넘 골드글러브까지 5회나 수상한 '수비 괴물'이다. 공격이 약한 것도 아니다. 통산 홈런이 295개에 이른다. 미국 대표팀의 외야수는 그야말로 'MVP 군단'이다. 가장 먼저 참가 의사를 밝힌 건 MLB 최고의 스타 마이크 트라웃(31·LA 에인절스)이다. 2012년 AL 신인왕 출신인 트라웃은 MVP 3회, 실버슬러그 8회를 비롯해 굵직굵직한 개인 커리어를 쌓았다. 우승 반지를 빼고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다. 통산 타율(0.303)과 홈런(337개) 모두 무시무시하다. 허리 부상 영향으로 최근에는 도루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 상대 팀에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브라이스 하퍼(29·필라델피아)도 WBC를 기다리고 있다. 하퍼는 2012년 NL 신인왕 출신으로 2015년과 2021년 NL MVP를 두 차례 수상했다. 통산 홈런이 282개로 올스타에만 무려 7번 뽑혔다. 올해 LA 다저스를 최고 승률 팀으로 이끄는 리드오프 무키 베츠(30)도 WBC에 출전한다. 베츠는 1번 타자를 맡지만 올 시즌 홈런이 29개에 달한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던 2018년에는 AL MVP로 선정됐다. 2018년에는 30-30 클럽에 가입했을 정도로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올스타와 실버슬러거를 받은 세드릭 멀린스(28·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올스타 외야수 카일 터커(25·휴스턴 애스트로스)도 WBC 출전 의사를 밝혔다. 멀린스는 지난해 30-30을 달성했고 터커도 30홈런을 때려낸 거포. WBC 미국 대표팀은 언뜻 살펴봐도 상대 팀에게 두려움을 주는 선수 구성을 갖췄다. 이들의 계약 총 규모가 18억 달러(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올스타급 선수들이 더 추가될 전망이다. 과거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앞세웠던 NBA 드림팀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듯, WBC 미국 대표팀도 명성에 걸맞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까. 혹시 이들을 저지할 팀이 있을까. '한국 대표팀이 그런 역할을 해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벌써 마음이 내년 3월에 가 있는 느낌이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2022.08.29 13:21
야구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⑨] '대성불패' 구대성

등판하면 지지 않는다. 이름 뒤에 불패(不敗)가 붙었던 선수, ‘대성불패’ 구대성(53)이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불펜 투수 부문에 선정됐다.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오승환(32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총 19표를 얻었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언제든지 믿고 투입할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이대진 SSG 랜더스 투수코치는 "불펜 투수는 10번 중 7~8번은 성공해야 한다. 구대성은 그에 가장 가까운 투수"라고 했다. NC 이용찬은 "구대성 선배님은 던지는게 참 시원시원했다"고 했다. KT 위즈 소형준은 "오승환 선배님 다음으로 임팩트가 가장 강하게 남아있다"고 전했다. 구대성은 고교 시절부터 담대한 배짱으로 주목 받았다. 대전고 2학년 시절이던 1987년 연습 경기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선발로 올라왔던 그는 1회 초부터 3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이병기 당시 대전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오자 그는 “절 테스트하는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결론은 3연속 탈삼진 무실점. 배짱 테스트는 성공이었다. 그해 대전고는 청룡기에서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거뒀다. 한양대 진학 후 그는 1990년 국제야구연맹(IBA) 대회 최우수선수(MVP), 1991년 대륙간 컵대회 최고 투수상, 1992년 대통령배 최우수 투수상을 받았다. 구대성에게 연고팀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는 계약금 1억 2000만원을 선사했다. 프로 시작부터 ‘불패’는 아니었다. 고교-대학 때 너무 많이 던져 어깨에 탈이 났다. 시속 140㎞대 후반을 기록했던 구속이 130㎞대까지 떨어졌다. 2년 차 때부터 꽃을 피웠다. 마무리를 맡으며 34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해 7승 8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활약했다. 이듬해에도 47경기(선발 12경기) 4승 14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완투도 6번이나 기록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아 다패왕에 올랐다. 긴 이닝을 던지고 선발까지 겸하는 이른바 ‘중무리’였지만 묵묵히 맡은 바를 해냈다. 동시대를 뛰었던 조원우 SSG 코치는 "선발과 마무리를 전부 잘했다. 전성기 구위가 최고였다"고 전했다. 1996년, 드디어 불패의 수호신이 됐다. 55경기에 등판해 55경기 139이닝 18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 탈삼진 183개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다승 공동 1위, 세이브 2위, 승률 1위, 탈삼진 3위를 기록했고, 규정 이닝을 채워 평균자책점 1위까지 독차지했다. 당시 수상 기준이던 세이브 포인트(구원승+세이브) 40개로 구원왕까지 오르며 4관왕에 올랐다. 정규시즌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대성불패라는 별명도 탄생했다. 구대성을 불패의 투수로 만든 건 투구폼, 그리고 배짱이었다. 그는 타자에게 등을 보인 채 와인드업하는 토네이도 폼으로 타자와 주자를 위협했다. 등뒤에서 빠르게 공을 뿌려 구종을 숨기는 디셉션(Deception)의 달인이었다. 무엇보다 강한 멘털이 구대성의 최고 결정구였다. 강속구가 사라진 후에도 자신있게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었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구대성 선배처럼 배짱 있는 투구를 하는 투수를 본 적 없다"고 했고, KT 위즈 박경수는 "구대성 선배님의 릴리스 포인트가 보이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과 바깥쪽 제구도 자유자재로 하셨다. 너무 까다로웠다"고 떠올렸다. 구대성의 공은 큰 무대로 갈수록 빛났다.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끈 것도 구대성이었다. 1999년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으로 뒷문을 걸어 잠그고 시리즈 MVP가 됐다. 김인식 전 감독은 "리그뿐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활약이 돋보였다"고 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역사상 최강의 일본 킬러로 통했다. 대학 시절 1989년 대륙간 컵에서 후일 메이저리그(MLB) 123승에 빛나는 노모 히데오와 맞대결에서 18탈삼진 완투하며 명투수전을 펼쳤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3·4위전에서 마무리가 아닌 선발로 등판, 155구를 던지며 9이닝 5피안타 1실점 완투승으로 동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KBO리그를 평정한 구대성은 2001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스와 계약했다. 첫해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7승 9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이어 2년 차 5승 7패 평균자책점 2.52로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2위로 활약했다. 2004년까지 오릭스에서 뛴 그는 2005년 도전의 무대를 미국으로 옮겼다. MLB 뉴욕 메츠와 계약해 33경기 23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91 6홀드를 기록했다. 투수가 아닌 타자로 이야기를 남겼다. 5월 22일 뉴욕 양키스전 타석에 들어서 당대 최고 투수 랜디 존슨의 직구를 통타해 2루타를 쳤다. 공격적인 주루로 결승득점까지 기록했지만, 주루 때 어깨를 다쳤다. 결국 그해 9월 지명할당(DFA) 처리되어 미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2006년 귀국한 구대성은 한화의 수호신으로 복귀했다. 평균자책점 1.82 37세이브(리그 2위)를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이어 2007년에도 26세이브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7년 연속 20세이브, 최연소·최소 경기 200세이브를 남겼다. 그러나 영원히 불패는 아니었다. 2008년 마무리에서 물러나며 이후 커리어에서 단 1세이브에 그쳤다. 2010년 한화 유니폼을 벗었지만, 그의 야구가 끝난 건 아니었다. 그해 11월 호주 프로야구(ABL) 시드니 블루삭스와 계약했다. ABL 통산 6시즌을 뛰고 평균자책점 2.13, 구원왕 3번을 받고서야 24시즌, 4개국에 걸쳐 이어갔던 수호신의 역사를 마무리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25 07:36
야구

류현진의 양키스 '컷' 패스트볼

류현진(34·토론토)이 커터를 앞세워 뉴욕 양키스 타선을 무너뜨렸다. '악의 제국' 천적으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92에서 1.89로 낮췄다. 토론토가 7-3으로 이겨 류현진은 시즌 세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박찬호(은퇴)에 이어 한국인 빅리거로는 2번째로 MLB 통산 60승 고지를 밟았다. 양키스 킬러로 변신한 점도 의미가 크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네 차례 양키스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04로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25일 등판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2021시즌 개막전이었던 2일에도 5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14일에는 양키스 강타선을 완벽하게 농락하며 판세를 뒤집었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 무기는 커터(컷 패스트볼)였다. 홈 플레이트 부근까지 포심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가 타자 앞에서 우측(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떨어지는 공이다. 류현진은 1회 초 선두 타자 D.J 르메이휴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시속 139㎞ 커터를 몸쪽(우타자 기준)에 구사해 타자의 시선을 흔든 뒤,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타이밍을 빼앗았다. 2017시즌 홈런왕(59개) 스탠튼이 배트에 공을 맞히는 데 급급했다. 결과는 2루 땅볼. 강타자 애런 저지도 커터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허를 찔렀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주로 우타자 몸쪽으로 구사하던 커터를 바깥쪽 낮은 코스에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밖에서 안으로 휘어 들어가는 백도어 커터였다. 2017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2개)을 경신한 저지는 배트도 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 초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순항을 이어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한 애런 힉스에게는 커터-체인지업 조합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앞선 1회 스탠튼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볼 배합. 2사 뒤 상대한 루그네드 오도어는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커터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양키스 타자들의 스윙은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공과 차이도 컸다. 류현진은 3회 초 제이 브루스를 상대할 때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커터를 보여준 뒤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4회 초 선두 타자 르메이휴에게는 몸쪽(우타자 기준) 커터를 보여준 뒤 낮은 코스 포심을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4회 초 스탠튼과의 재대결에서는 시속 135~138㎞로 형성됐던 커터의 구속이 143㎞까지 찍혔다. 양키스 타자들은 포심 패스트볼만큼 빠르고 예리한 커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위기에서도 커터가 빛났다. 류현진은 5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힉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끝났다. 그러나 후속 오도어에게 바깥쪽 커터를 구사해 2루 땅볼을 유도했다. 토론토 내야진이 병살타로 만들었다. 6회 초에도 2사 뒤 2루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처음으로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스탠튼에게 커터를 던져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왼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 치료 기간을 보냈다. 재기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2017시즌 장착한 커터를 무기로 MLB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한 8일 텍사스전에서도 결정구로 12번이나 구사했다. 탈삼진 7개 중 4개를 커터로 솎아냈다. 양키스 타선은 지난 2년(2019~20시즌) 동안 MLB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런(400개)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커터 앞에 침묵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이 양키스를 장악했다"며 호평했다. 류현진은 경기 뒤 "제구가 괜찮았던 것 같다. 구속도 잘 나왔다. 그동안 커터 각도 변화를 줄이고, 구속을 더 내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그런 공을 더 많이 던져야 한다"며 투구 내용을 총평했다. 양키스를 상대로 연속 호투한 점에 대해서는 "올 시즌은 준비를 잘했다. 개막전부터 (양키스 상대로) 자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1.04.15 06:01
야구

"언제 뭘 던질지는 류현진만 안다"…경탄 쏟아진 '아트 피칭'

'코리안 몬스터'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완벽한 투구로 올 시즌 3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60번째 승리다. 제구와 경기 운영은 대가의 반열에 오른 듯했고, 컷패스트볼(커터)과 체인지업의 쓰임새는 최적의 조화를 이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핀포인트 제구에 뉴욕 양키스 강타선도 맥을 못 췄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6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은 2.69에서 1.89로 낮아져 1점 대로 진입했다. 토론토가 7-3으로 이겨 류현진은 첫 승리를 손에 넣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1패만 떠안은 아쉬움을 풀었다. 2013년 MLB 데뷔 후 8시즌 만에 통산 60승 고지도 밟았다. 한국 투수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1회 선두 타자 DJ 르메이휴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을 뿐, 이후 12타자를 연속 범타(4타자 연속 탈삼진 포함) 처리했다. 5회 1사 1루와 6회 2사 1·2루에선 후속 타자들을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유일한 실점은 7회 나왔다. 1사 후 게리 산체스가 3루수 땅볼로 아웃되는 듯했지만, 토론토 3루수 캐번 비지오가 1루 송구 실책으로 주자를 살려줬다. 류현진은 결국 2루타와 땅볼로 비자책 실점을 허용했다. 이 경기의 유일한 흠이었다.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토털 패키지형' 투수다.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그는 이날 투구 수 95개를 직구 26개, 체인지업 22개, 커터 33개, 커브 14개로 고루 배분했다. 특히 바깥쪽(오른손 타자 기준)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몸쪽으로 꺾이는 커터는 무적의 조합이었다. 왼손 류현진을 공략하러 나온 양키스 오른손 타자들은 6회 들어서야 처음으로 '안타다운 안타'를 쳤다. 체인지업은 프로 입단 첫 해부터 류현진의 주 무기였다. 류현진 자신도 "다른 구종은 나보다 잘 던지는 투수들이 있지만, 체인지업은 내가 한국에서 1등"이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커터는 '진화한 류현진'의 상징이다. 어깨 수술을 받고 재기에 힘쓰던 2017년, 살아남기 위한 새 무기로 연마했다. 류현진은 투수치고 손이 작지만, 구종 습득 능력은 최상급이다. 한번 손에 익은 커터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 다듬어졌다. 무엇보다 이 구종들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사용 매뉴얼'은 류현진의 머릿속에만 있다.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복잡한 수 싸움까지 이겨내야 한다. '좌완 킬러'로 유명한 양키스 2번 타자 장칼로 스탠턴도 그 싸움에서 졌다. 1회 체인지업(2루수 병살타), 4회 커브(중견수 플라이), 6회 커터(투수 땅볼)를 차례로 공략했지만, 모두 힘없이 아웃됐다. '양키스 포비아'도 확실하게 털어냈다. 양키스는 한때 류현진의 천적으로 군림하던 팀이다. 그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던 2019년, 양키스에 발목을 잡힌 악연도 있다. 류현진은 그해 8월 24일 양키스를 만나 4와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고 7실점 했다. 시즌 내내 유지하던 1점대 평균자책점이 바로 그 경기에서 무너졌다. 이제는 오히려 처지가 뒤바뀐 모양새다. 같은 지구(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자주 만나면서 오히려 류현진에게 요령이 생겼다. 지난해 9월 25일(7이닝 무실점)과 올 시즌 두 경기까지 벌써 3회 연속 호투했다. 고수가 '도장 깨기'를 하듯, 또 다시 장애물을 극복해 버렸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감탄사만 내뱉었다. "류현진은 엄청났다. 다양한 구종으로 양키스 타선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렸다. 벤치에서도 다음에 뭘 던질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몬토요 감독은 또 "우리에게 그는 '류현진이 있으니 다 괜찮다'고 느끼게 하는 존재다. 류현진이 등판하면, 우리에게 승리 기회가 온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감독이 에이스에게 보낼 수 있는 '100%의 신뢰'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4.14 14:07
야구

[IS 스토리] '안산공고 슈퍼스타' 김광현이 빅리그 꿈 이루기까지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이 재학하던 시절, 그의 모교인 안산공고는 이른바 '광현공고'로 통했다. 투타에서 모두 전국 최강 실력을 자랑하는 데다 키가 훤칠하고 웃는 모습까지 멋진 꽃미남 고교생 투수. 야구 만화 주인공으로 등장할 듯한 '본 투 비 스타'였다. 2005년에는 모두 고교 3학년생들로 이뤄진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유일한 2학년 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한 경기에 탈삼진 16개를 잡아낸 적도 있다. 2005년 6월 30일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안산공고가 포철공고를 상대로 1-0 완봉승을 거두던 날이다. 2학년 에이스 김광현은 경기 개시 후 다섯 타자 연속 탈삼진을 시작으로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9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16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김광현은 이날 타석에서도 2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안산공고가 유일하게 뽑은 1점이 바로 김광현이 9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1사 후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만들어낸 점수였다. 그야말로 원맨쇼. 야구계가 '김광현'이라는 이름으로 술렁거리기 시작한 시기다. 그때부터 김광현은 막연하게 메이저리거를 꿈꿨다. 당시 인터뷰에서 "최고의 투수들이 뛰고 있는 '꿈의 무대'에 언젠가는 도전하고 싶다"고 했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에서 뛰어보고 싶다. 랜디 존슨의 투구를 보고 있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했다. 한국 야구의 미래로 성장할, 유망한 왼손 투수의 부푼 꿈. 그 희망이 결국 프로 입단 13년 만에 극적으로 이뤄졌다. 이제 김광현은 당분간 KBO 리그의 SK가 아닌, 메이저리그의 세인트루이스 소속 투수다. 고교 1순위 투수 김광현은 자연스럽게 연고 지역 구단 SK의 1차지명을 받아 2007년 프로에 발을 내디뎠다. 다만 한 살 선배이자 늘 비교의 대상이던 류현진(당시 한화)과 달리 데뷔 첫 정규시즌에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주위의 너무 큰 기대와 관심은 오히려 앳된 고졸 신인에게 독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확실히 김광현은 조금 더 극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에이스의 태동을 알렸다. 바로 그 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해 7⅓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했다. SK는 그 승리를 발판 삼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고, 김광현은 입단 2년째인 이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면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그 후 줄곧 KBO 리그 간판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군림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또 류현진, 윤석민(전 KIA)과 함께 '빅 3' 트로이카로 불리며 모든 구단이 두려워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2010년은 김광현이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커리어의 정점이었다. 2011년부터 3년간 어깨 통증으로 예년만 못한 성적을 내며 고전한 게 유일한 흠이었다. 첫 메이저리그 진출 시도가 불발된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SK는 2014시즌이 끝난 뒤,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대대적으로 선언했다. 이미 류현진이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준 뒤였고, 윤석민도 미국으로 떠나 볼티모어에 몸 담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당시 메이저리그 포스팅은 최고 응찰액을 적어낸 구단이 독점 교섭권을 가져가는 시스템이었는데, 샌디에이고가 턱없이 기대에 못 미치는 200만 달러를 적어내 실망을 안겼다. SK가 고민 끝에 그 금액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결국 연봉 협상 과정에서 김광현은 SK에 남는 쪽을 택했다. 3년간 계속됐던 어깨 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결국 김광현의 날개를 꺾었다. 이후에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6시즌 막바지부터 계속된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시즌 종료 후 정밀 검진을 받았고, 끝내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김광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2017시즌을 통째로 쉬면서 치료와 재활에 매진했다. 그 사이 머리를 커트하지 않고 어깨까지 길렀다가 2018년 복귀 등판을 마친 뒤 머리카락을 잘라내 소아암 환자에 기부하는 선행 이벤트를 펼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SK는 2018년 김광현의 투구 이닝과 투구 수를 조절하면서 에이스의 팔을 보호하는 데 힘썼고, 완벽하게 부활한 김광현은 올해 2010년에 이은 두 번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내면서 다시 에이스로 날아 올랐다. 그렇게 김광현에게는 꿈을 펼칠 두 번째 기회가 왔다. 어느덧 30대 초반에 접어든 김광현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각오로 구단에 "더 늦기 전에 해외에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다. SK 역시 10년 넘게 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광현의 공을 높이 사 포스팅을 허락했다. 그리고 5년 만에 다시 포스팅에 나온 김광현에게는 이전과 달리 수많은 구단의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 2년간 보여준 김광현의 위력과 가능성에 여러 구단이 관심을 표현했다. 그 영입전의 승자는 물밑에서 조용히, 그러나 가장 빠르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세인트루이스였다. 김광현은 설레는 마음으로 지난 16일 조용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일사천리로 메디컬 테스트와 협상을 마친 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국인 투수 오승환이 한 차례 거쳐갔던 팀에서 까까머리 고교생 시절부터 품어 온 소망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지난 13년간 KBO 리그에서 남긴 수많은 족적을 뒤로 하고 김광현은 이제 새로운 무대로 향한다. 빅리그에서 크게 성공한 류현진을 '롤 모델'로 삼아 더 큰 무대에서의 성공을 꿈꾼다. 한국에서 많은 것을 이룬 최고 투수의 새로운 도전에 수많은 팬의 격려와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배영은 기자 2019.12.18 17:21
야구

'4승 도전' 류현진, 2일 범가너와 9번째 맞대결

시즌 4승에 도전하는 류현진(32·LA 다저스)이 샌프란시스코 매디슨 범가너(30)와 또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류현진은 5월 2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2019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 시즌 6번째 선발 등판한다.류현진은 부상에서 돌아온 뒤 지난 21일 밀워키전 5⅔이닝 2실점, 27일 피츠버그전 7이닝 2실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 성적은 3승1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좋다.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한 통산 성적도 좋다.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 속해 있어 그만큼 선발 등판이 잦았는데, 통산 16경기에서 6승6패 평균자책점 2.94로 준수하다.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선두(19승11패)를 달리는 가운데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시즌 11승17패로 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팀 타율은 0.210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9위, 팀 홈런은 24개에 그친다.류현진과 범가너의 통산 9번째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에 통산 16차례 등판했는데, 그중 절반을 범가너와 맞붙었다. 최근 흐름에서 류현진이 앞선다. 류현진은 부상 복귀 이후 2경기 연속 호투 중인 반면 범가너는 지난 20일 피츠버그전에서 6이닝 4실점, 27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5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범가너는 시즌 성적도 1승4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처진다.가장 최근 맞대결인 지난 3일에도 7이닝 2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이 6이닝 5실점(0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범가너를 제치고 웃어 '에이스 킬러'임을 입증했다. 선발투수의 투타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류현진은 앞선 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가 5-0으로 크게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범가너에게 던진 87.6마일(140.9km) 컷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2점홈런을 얻어맞았다. 타격 능력까지 갖춘 범가너의 개인 통산 18호 홈런. 반면 류현진이 빅리그 데뷔 이후 상대 투수에게 얻어맞은 첫 피홈런이었다.류현진과 범가너의 마운드, 또 타석에서 맞대결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이형석 기자 2019.04.29 10:39
야구

휴스턴의 차세대 ‘킬러 비’ 혹은 ‘코어 4’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 돈 매팅리(55)는 선수로는 불운했다.그는 명문 뉴욕 양키스를 이끈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가 뛰던 첫 13년 동안 양키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렇게 쌓이던 한이 14년째인 1995년 플레이오프 진출로 해소되는가 했다. 그마저도 첫 관문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끝이 났다. 이 시리즈를 끝으로 매팅리는 유니폼을 벗었다. 양키스는 간판 스타였지만, 그가 뛰던 시절에는 '양키스의 암흑기'라는 오명이 붙어 있다.그의 뒤를 이은 세대는 달랐다. 마치 매팅리의 은퇴를 기다렸다는 듯이 1996년 양키스는 곧바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년을 쉰 뒤 1998년, 1999년, 2000년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다시금 양키스의 전성기가 펼쳐졌다. 그 중심에는 4명의 팀 유망주 출신 선수들이 있었다. 선발 앤디 페티트, 포수 호르헤 포사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그리고 유격수 데릭 지터. 4명의 중심축, 일명 '코어 4(Core 4)'였다.조금 시기를 달리하여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 당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휴스턴 애스트로스에도 코어 4에 비견될 막강한 타선이 있었다. 크레이그 비지오(Biggio), 데릭 벨(Bell), 제프 배그웰(Bagwell) 등으로 이뤄진 '킬러 비(Killer Bs)' 타선이었다. 데릭 벨이 2000년 팀을 떠난 뒤에는 2001년 랜스 버크만(Berkman)이 킬러 비의 새 일원으로 합류했다.코어 4와 킬러 비는 비슷한 시기에 중흥기를 가졌던 서로 다른 두 팀을 이끈 축이었다. 양키스는 코어 4와 함께 4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고, 휴스턴은 킬러 비와 함께 1998년 팀 기록인 시즌 102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킬러 비는 2005년 배그웰, 2007년 비지오의 잇따른 은퇴로 자연스럽게 해체됐다. 코어 4는 2011년 포사다의 은퇴를 시작으로 2014년 지터가 유니폼을 벗으며 시대에 작별을 고했다.이후 많은 이들이 '차세대 코어 4'와 '차세대 킬러 비'의 등장을 고대했다. 양키스는 리빌딩과 승리 추구 사이에서 오묘한 줄타기를 하며 올해가 돼서야 본격적으로 다음 '코어'들을 발굴해내기 시작했다. 반면 휴스턴은 3년 연속 100패를 하는 가혹한 리빌딩 끝에 양키스보다 더 빨리 팀의 중심을 재건해냈다. 물론 이는 코어 4의 은퇴가 워낙 늦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 휴스턴의 차세대 중심축을 이루는 선수들은 2루수 호세 알투베(26), 우익수 조지 스프링어(26),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21) 3인이다. 이들은 1989년 이후 태어난 젊은 선수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스프링어는 1989년생, 알투베는 1990년생, 코레아는 1994년생이다. 모두 젊음과 실력을 겸했다.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코레아는 8월까지 OPS 0.834를 기록했다. 유격수로는 탁월한 타격 성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단신' 알투베는 올해 스윙 궤도를 교정하며 정교한 타격에 장타력을 더했다. MVP 후보로까지 거론된다. 둘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한 스프링어는 3년 차에 타격 잠재력을 터트리면서 30홈런 고지를 노리고 있다.휴스턴의 신 3인조는 승리 기여도(WAR,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 기준)에서 15.3을 합작했다. 지난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선수 영입으로 승리 기여도 1을 얻는 데는 평균 8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했다. 올해 이 세 선수의 연봉은 다 합해도 고작 450만 달러 수준에 그친다. 세 선수의 효율성과 파괴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가장 놀라운 것은 역시 이 세 명의 나이가 모두 만 27세 이하라는 점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만 27세 이하 타자는 53명이다. 이 중 각 팀에서 승리기여도가 가장 뛰어난 3명의 선수를 뽑았을 때, 그 합이 가장 큰 팀이 휴스턴이다.알투베(Altuve), 스프링어(Springer), 코레아(Correa). 3명의 성은 알파벳 'B'로 시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전성기의 킬러 비만큼이나 든든한 활약을 함께 일궈내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 팀 내 최고 유망주 알렉스 브레그먼(22)이 신인 지명 1년 만에 3루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브레그먼도 1994년생으로 코레아와 동갑인 젊은 선수이며, 올해 마이너리그 80경기에서 OPS 0.986을 기록한 대형 신인이다. 원래 유격수로 지명된 브레그먼은 코레아와의 보직 중복, 팀 공격력 강화 필요성 등을 이유로 3루수로 데뷔하게 됐다.첫 10경기에서 타율 0.053에 그쳤던 브레그먼은 이후 20경기에서 타율 0.326에 OPS 0.977을 기록하며 특급 신인의 명성을 증명해내고 있다. 지난해 코레아에 이어 올해 브레그먼까지 이대로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킬러 비'의 파괴력을 지닌 휴스턴 판 '코어 4'의 탄생도 꿈이 아니다. 박기태(야구공작소)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2016.09.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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